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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6

AI가 없는 GitHub 주소를 자신 있게 불러줬다 — 그리고 진짜 도구를 찾은 10초

AI를 쓰다 보면 제일 무서운 순간은 틀린 답을 줄 때가 아니다. 틀린 답을 너무 자신 있게 줄 때다. 이 글은 AI가 존재하지도 않는 GitHub 주소를 척 불러준 밤과, 그걸 바로잡아 진짜 도구를 찾기까지의 짧은 기록이다.


내 노트북은 게이밍 노트북이다. 그래픽은 좋은데, 트랙패드는 솔직히 ‘짝퉁’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맥북을 한 번이라도 써 본 사람은 안다. 손가락을 어떻게 올려도 알아서 척척 반응하는 그 트랙패드의 매끈함. 윈도우 노트북 트랙패드는 대체로 그 근처에도 못 간다.

그래도 기본은 됐다. 두 손가락으로 스크롤하면 휠처럼 화면이 굴러간다. 그런데 딱 하나, 내가 맥에서 제일 좋아하던 동작이 안 됐다. 세 손가락으로 짚어서 그대로 끄는 동작. 맥에서는 세 손가락을 올려놓고 움직이면 창이든 파일이든 폴더든 그대로 잡혀서 끌려온다. 클릭해서 꾹 누르고 끌 필요가 없다. 한번 손에 익으면 다시는 못 돌아가는 편리함이다.

윈도우 정밀 터치패드에는 그 기능이 기본으로 없다. 두 손가락 스크롤은 되는데 세 손가락 드래그는 안 되는, 딱 그 어중간한 상태였다.

”이거 설치해 줘” 하기 전에 생긴 일

그래서 AI에게 물었다. 윈도우에서 세 손가락 드래그 되게 하는 방법 없냐고. AI가 척 답을 내놨다. “GitHub에서 LinusFranzen/threefingerdragwin 검색해서 설치하고 토글 켜면 됩니다. 정밀 터치패드면 거의 다 동작해요.”

그럴듯했다. 주소 형식도 멀쩡하고, 설명도 자신 있었다. 하마터면 그대로 검색하러 갈 뻔했다.

그런데 한 박자 뒤에 AI가 스스로 정정했다. “방금 그 레포 이름은 제가 추측으로 던진 겁니다. 실제로 존재하는지 검증을 안 했어요. 진짜 도구를 확인하겠습니다.”

이게 AI를 쓸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지점이다. AI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기보다, 그럴듯한 형태로 지어내는 경향이 있다. 특히 GitHub 주소나 라이브러리 이름처럼 ‘형식이 정해진’ 정보일수록 위험하다. 사용자이름/저장소이름 꼴만 맞으면 진짜처럼 보이니까. 실제로 그 LinusFranzen/threefingerdragwin은 검색해 보면 존재하지 않는 주소였다.

다행히 이번엔 AI가 자기 입으로 “검증 안 했다”고 멈춰 섰다. 그리고 웹을 직접 뒤져서 실재하는 도구를 가져왔다.

진짜 도구 — 윈도우에 맥 제스처를 이식하기

검증을 거쳐 나온 답은 두 개였다.

  • ThreeFingerDragOnWindows (ClementGre 제작)
  • ThreeFingerDrag (austinnixholm 제작)

둘 다 무료, 오픈소스. 그중 추천은 ThreeFingerDragOnWindows다. 이유는 단순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정식 등록돼 있어서, 깃허브에서 빌드하고 어쩌고 할 것 없이 스토어에서 ‘받기’ 한 번이면 끝난다. 말 그대로 10초 컷이다.

하는 일은 이름 그대로다. 윈도우 정밀 터치패드 위에서 맥 스타일 세 손가락 드래그를 흉내 내 준다. 세 손가락을 올려 움직이면 창을 끌고, 파일과 폴더를 끌고, 텍스트를 선택한다. 클릭-꾹-드래그라는 번거로운 3단 동작이, 그냥 세 손가락으로 짚어서 미는 한 동작으로 줄어든다. 내가 맥에서 그리워하던 바로 그 감각이다.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정밀 터치패드(Precision Touchpad) 여야 한다. 요즘 노트북은 대부분 해당되지만, 아주 싸거나 오래된 모델이면 빠질 수 있으니 설정에서 ‘정밀 터치패드’ 표기를 한 번 확인하면 된다. 내 ‘짝퉁’ 트랙패드도 정밀 터치패드 규격은 맞아서, 없던 제스처가 도구 하나로 살아났다.

남는 것

별것 아닌 셋업 이야기 같지만, 두 가지가 남는다.

하나, AI가 자신 있게 부르는 고유명사는 한 번 의심해야 한다. GitHub 주소, 라이브러리 이름, 명령어 옵션처럼 형식이 또렷한 정보일수록 AI는 그럴듯하게 지어낸다. 자신감과 정확함은 별개다. 다행인 건, 잘 쓰면 AI가 자기 거짓말을 스스로 잡고 웹으로 검증해 진짜를 찾아오기도 한다는 점이다. 핵심은 ‘검증했는지’를 따지는 습관이다.

둘, 윈도우라고 맥의 좋은 점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맥에서만 된다고 믿었던 세 손가락 드래그는, 알고 보면 무료 오픈소스 도구 하나로 윈도우에 그대로 이식된다. 운영체제가 안 주는 편리함을, 누군가 만들어 둔 작은 도구가 채워 준다. 찾을 줄만 알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