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올리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 사업자 등록부터 세무까지
앱 심사가 통과되고 며칠 뒤였다. 애드몹 광고를 처음으로 앱 안에 넣은 날, 아직 설치 수가 거의 없어서 수익이 생길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홈택스에 들어가 사업자 등록 화면을 열었다. 선택지가 잔뜩 나왔다. 일반과세자? 간이과세자? 업종코드 입력란에 커서가 깜빡이고 있었다. 722000이라고 치면 되는 건지, 다른 코드가 맞는 건지.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코드는 어떻게든 짰는데, 이건 도대체 어디서 배우는 건가.
앱 개발을 시작할 때 아무도 이 부분을 얘기해주지 않는다. Dart 문법, Flutter 위젯, 상태 관리, API 연동 — 이런 것들은 유튜브에 튜토리얼이 넘쳐난다. 그런데 “사업자 어떻게 내요”, “업종코드 뭐 써요”, “애드몹 수익은 어느 세목으로 신고해요” — 이런 질문은 인터넷 어딘가에 흩어져 있고, 지식인 답변은 오래된 세법 기준이거나 홍보글이 섞여 있어서 어디를 믿어야 할지 모른다.
나는 올해 이걸 직접 정리했다.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내 케이스에서 내린 결정들이다. 앱이 몇 개 있고 아직 설치 수가 많지 않은 초기 단계이고, 본업이 따로 있는 상황이다. 이 맥락에서 어떻게 정리했는지가 오늘 이야기다. 본인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 정도로 읽어주시면 좋겠다. 세법은 바뀌고, 사업 규모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첫 관문 — 일반과세자 vs 간이과세자
홈택스 사업자 등록 화면에서 처음 마주치는 선택지다.
간이과세자는 연 매출이 일정 기준 이하일 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부가세 신고 절차가 간단하고 세율이 낮아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리해 보인다. 단점은 매입세액 환급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비나 소프트웨어 구독에 쓴 부가세를 돌려받는 게 안 된다.
일반과세자는 반기마다 부가세 신고를 해야 하고 절차가 더 복잡하다. 대신 사업에 쓴 비용의 부가세 — 매입세액 — 를 환급받을 수 있다. 초기에 장비를 사거나 유료 서비스를 구독하면 그 부가세가 돌아온다는 거다.
그런데 앱 개발자가 주로 쓰는 업종코드 722000,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은 간이과세 배제업종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매출이 얼마이든 상관없이 이 코드로 사업자를 내면 자동으로 일반과세자가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업, 법무·세무·회계 같은 전문직 서비스, 부동산 임대업 등이 배제업종에 해당한다.
이걸 알고 나니 오히려 단순해졌다. 일반과세자로 할지 간이과세자로 할지 고민할 필요 자체가 없었던 거다. 코드가 정해지면 유형도 정해진다. 첫 번째 관문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업종코드 722000 — 이 하나로 시작했다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코드 번호로는 722000이다. 앱을 만들고 스토어에 올리는 행위, 유료 기능을 제공하는 행위가 여기에 들어간다. 개발과 공급이 하나의 코드로 커버된다.
처음엔 여러 코드를 등록해야 하나 싶었다. 광고 수익이 생기면 광고대행업 코드도 따로 추가해야 하는 건지, 유료 앱을 팔면 전자상거래 코드가 필요한 건지. 찾아보니 커뮤니티 실무에서는 소액·초기 단계엔 722000 하나로 신고해도 무방하다는 흐름이 다수였다. 업종 추가는 나중에 해도 되고, 초기에 코드 하나 빠진 걸로 문제 삼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례가 많았다.
광고 수익 비중이 커지면 나중에 743002 광고대행업 코드를 추가하는 개발자가 많다더라. 이론적으로는 앱 광고지면을 광고 네트워크에 파는 구조라 743003 광고판매업이 더 성격에 맞다는 얘기도 있다. AI한테 물어봤을 때와 커뮤니티 실무에서 다수가 하는 것이 달랐다. 이런 경우 나는 현장 관행 쪽을 우선한다. 다수가 써왔고 문제가 없었다면 그게 실제 기준에 가까운 거다. 금액이 커지는 시점에는 세무서에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하다.
921505 미디어콘텐츠, 940306 1인미디어 같은 코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처럼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구조에 맞는 코드라서 앱 개발과는 맞지 않는다. 이걸 쓰는 케이스가 간혹 있던데, 앱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사업이라면 722000이 맞다.
집주소로 사업장을 냈다
비상주 공유오피스를 쓰는 개발자도 있다. 주소 노출을 피하거나, 신뢰도 있어 보이게 하려고. 나는 집주소로 등록하는 쪽을 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단계에서 월 몇만 원짜리 공유오피스 비용을 낼 이유가 없다.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 개발자 정보에 집주소가 상세히 노출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구글 플레이는 국가 단위나 도시 단위까지만 표시되는 경우가 많고, 앱스토어도 개발자 연락처를 통해 확인하는 구조라 동 단위 주소가 바로 뜨지 않는다.
재검토 시점은 두 가지로 정해뒀다. 하나는 이사를 가야 할 때다. 어차피 주소를 바꿔야 한다면 그때 비상주로 전환하면 그 다음부터는 이사마다 사업장 주소 변경을 신경 쓸 일이 없다. 이사할 때마다 사업자 주소 변경까지 챙기는 게 번거롭긴 하니까, 그 시점에 바꾸는 게 자연스럽다. 다른 하나는 집주소 노출이 실제로 불편해지는 때다. 지금은 두 가지 모두 아직 아니다.
통신판매업 신고 — 한 번만 하면 끝이다
앱 안에 유료 기능이나 인앱결제가 있다면 통신판매업 신고가 필요하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무다.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이 결제를 처리하는 주체인데 내가 신고 대상인가?” 이 의문이 드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앱을 통해 소비자에게 서비스나 디지털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 자체가 통신판매업에 해당한다. 플랫폼이 결제를 처리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콘텐츠나 기능을 제공하는 주체인 이상 신고 의무가 생긴다.
신고 자체는 어렵지 않다. 홈택스에서 온라인으로 처리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 통신판매업 신고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사업자등록증 사본 정도가 필요하고, 절차 자체는 간단하다. 한 번 처리하면 그 다음부터 신경 쓸 일이 없다. 앱을 올리기 전에 미리 해두는 게 낫다. 귀찮아서 미루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훨씬 낫다.
광고수익이 생기면 — 영세율과 환급
애드몹 수익은 구글로부터 달러로 받는 외화다. 이게 세무 처리에서 꽤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해외 법인으로부터 받는 이 수익은 수출에 준하는 영세율 대상이다. 부가가치세율이 0%라는 뜻이다. 내가 부담해야 하는 부가세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이 나온다. 영세율 매출이 있는 일반과세자는 매입세액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장비를 구입하거나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낼 때 포함된 부가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거다.
이 혜택은 일반과세자만 받을 수 있다. 간이과세자는 받지 못한다. 업종코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반과세자가 됐는데, 광고수익이 주된 매출이 되는 구조라면 환급 포인트에서 오히려 유리한 쪽으로 작용한다. 처음엔 일반과세자가 더 복잡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구조를 알고 나니 달라 보였다.
환급을 실제로 받으려면 부가세 신고 때 서류를 제대로 첨부해야 한다. 영세율매출명세서와 외화획득명세서다. 이 두 개가 빠지면 환급이 처리되지 않는다. 처음 신고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 미리 알아두면 좋다.
매출 신고와 종소세 — 헷갈리기 쉬운 부분
매출 신고 금액도 한 번 짚어두고 싶다. 구글이나 애플은 수익에서 수수료를 떼고 정산해준다.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만 매출로 신고하면 과소신고가 된다. 수수료를 차감하기 전 총액으로 매출을 신고하고, 플랫폼 수수료는 비용으로 처리하는 구조가 맞다. 실무에서 이 부분을 헷갈려서 정산 금액만 신고하는 케이스가 있다는 걸 커뮤니티에서 여러 번 봤다.
5월 종합소득세 신고도 짚어둬야 한다.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앱 사업소득이 생기면 연말정산으로 끝이 아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5월에 합산해서 종합소득세 신고를 별도로 해야 한다. 연말정산을 마쳤으니 세금 신고는 끝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업소득이 생기는 순간 5월 신고 의무가 함께 생긴다. 이걸 놓치면 나중에 가산세가 붙는다.
한 가지 더 — 청년창업 세액감면 같은 정책이 있다. 만 34세 이하 창업자에게 혜택이 있는데, 나이를 기준으로 자동 적용되는 게 아니라 자격이 되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나는 해당 나이가 아니라서 처음부터 후보에서 뺐지만, 해당하는 분이라면 놓치지 말고 확인해보는 게 좋다.
지금 단계에서 세무사가 필요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 지금은 아니다.
설치 수가 손에 꼽히는 단계라면 세무사 비용을 쓸 실익이 없다. 의미있는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절세를 논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세무사 비용 자체가 수익보다 커지는 구간이다. 홈택스 직접 처리 + AI 보조로 충분히 다룰 수 있다.
내가 쓰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커뮤니티 사례를 찾는다. 세법 조문보다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신고해왔는지가 더 실용적인 가이드가 된다. 다수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흐름을 파악하고, AI에게 내 케이스를 설명하면서 절차와 주의 사항을 물어본다. 최종 판단은 홈택스 공식 화면을 직접 확인하면서 처리한다. AI가 틀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종 화면은 반드시 직접 본다.
AI가 못 하는 영역도 있다. 두 가지다. 하나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동시에 있는 것처럼 남의 사례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고유한 케이스다. 다른 하나는 금액이 커져서 틀렸을 때 손해가 큰 결정들이다. 이 두 가지가 겹칠 때는 세무사한테 단건으로 맡기거나 확인받는 게 맞다.
재검토 시점은 미리 정해뒀다. 어느 앱의 설치 수가 수천을 넘고 월 수익이 의미있는 금액이 되는 때다. 그때가 되면 단건 자문을 한 번 받을 생각이다.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
배운 것
세무는 처음이 낯설어서 그렇지, 구조를 파악하고 나면 반복 신고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첫 번째 부가세 신고, 첫 번째 종소세 신고를 실제로 해보면 다음 번엔 어디서 막히는지가 훨씬 선명해진다. 막히는 지점은 언제나 단순했다 — 서류 하나 빠진 것이거나 신고 항목 칸 하나 헷갈린 것이었다.
세금 실무는 일반론보다 현장 관행이 앞서는 부분이 있다. 커뮤니티 grep + AI 상담 + 공식 화면 확인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초기 단계는 세무사 없이도 충분히 돌아간다. AI가 이걸 세무사처럼 대체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이번에 실감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행정은 미루면 더 복잡해진다. 사업자 등록, 통신판매업 신고, 부가세 신고 절차 파악 — 이것들은 수익이 생기기 전에 정리해두는 게 훨씬 낫다. 수익이 생기고 나서 몰아서 정리하면 신경 쓸 게 한꺼번에 쌓인다.
앱을 만드는 일과 그 앱으로 수익을 내는 일은 같은 일이 아니다. 코드가 돌아가는 것과 사업이 돌아가는 것 사이에 이 행정의 층이 있다. 이 층을 모르고 넘어가면 나중에 더 복잡해진다.
— 강대종 / @ssams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