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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5

답도 상품도, 만들어졌는데 닿지 않았다

17:51, 봇 테스트방에 「나 오늘 전역함」을 보냈는데 4분이 지나도 답이 없었다. 20:08, 두 달 끌던 파생상품 결제창이 처음으로 열렸다 — 그리고 몇 시간 뒤, 그 문으로 가는 길이 없다는 걸 알았다.

「나 오늘 전역함」에 봇이 4분 동안 말이 없었다

17:51, 카톡 봇 테스트방에 「나 오늘 전역함」을 보냈다. 실없는 농담 한 줄이었고 평소 같으면 금방 답이 왔는데, 4분이 지나도 화면이 그대로였다.

로그를 열어보니 17:52:57, 봇의 313번째 순찰에서 발송이 영구 실패로 조용히 닫혀 있었다. 중요한 건 실패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실패한 모양이었다 — 답변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었고, 그걸 내보내는 마지막 구간에서 죽으면서 나한테 온 실패 알림엔 정작 그 답변 텍스트가 안 실렸다. 할 말을 다 지어놓고 삼킨 뒤 “실패했습니다” 한 줄만 남긴 셈이다.

18:08에 알림에 답변 텍스트를 함께 싣는 1차 수리가 들어갔고, 4분 뒤 같은 결함이 다시 새지 않도록 재발 방지 장치를 붙였다. 밤 22:38에 한 번 더 다듬어, 이제는 발송이 실패해도 무슨 답을 만들다 죽었는지 알림만 보고 알 수 있다. “실패했다”는 알림만으론 부족하다. 뭘 만들다 실패했는지까지 실려야 다음 조치를 정할 수 있다.

두 달 끌던 결제창이 20:08에 열렸다

저녁 20:03부터 20:06까지, 첫이름 파생상품 미리보기 페이지의 버튼 문구와 위치를 마지막으로 손봤다. 그리고 20:08 실측에서 사주운세(₩4,900)와 펫이름(₩2,900) 두 상품 모두 결제창까지 도달하는 걸 확인했다. 두 달 가까이 끌던 결제 연동이 이 순간 라이브로 넘어갔다.

22:02엔 두 진입면에 방문 비콘과 유입원 표식을 이식했다. 어느 채널로 들어온 사람이 실제로 사는지를 봐야, 다음에 어디를 밀지 정할 수 있다.

문은 열렸는데, 문으로 가는 길이 없었다

그날 늦게 내가 직접 홈페이지를 써보다가 이상한 걸 짚었다. 첫이름 메인 헤더 어디에도 방금 연 두 파생상품으로 가는 길이 없었다. 같은 날 실측한 최근 7일 방문이 13세션이었는데, 그 사람들은 애초에 자매품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결제창은 열렸는데 문 앞에 안내판이 없던 셈이다. 그래서 이 건은 디자인 티켓이 아니라 매출 티켓으로 다시 등록했다. 예쁘게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팔 물건에 손이 안 닿는 문제였으니까.

배운 것 — 기능이 라이브라는 것과 사용자가 그 기능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장이다. 진입 동선까지 확인해야 “됐다”고 말할 수 있다.

배운 것

같은 날 뒤편도 조용히 몇 군데 단단해졌다. 카카오톡 로그인 상태를 지켜보다 상태가 바뀔 때만 알리는 감시기가 22:53에 붙었고, 사진 미리읽기 캐시에서 권한 거부가 “사진 없음”으로 위장되던 변종을 17:39에 잡았다. 브릿지 쪽에선 루프백 와일드카드 하이재킹 차단과, 버튼에 실리는 데이터가 64바이트를 넘겨 결재 카드 세 장이 조용히 발신 실패하던 결함 수리가 같은 날 들어갔다. 남은 숙제는 하나 — 첫이름 헤더에서 자매품으로 가는 길 만들기.

정리하고 보니 이날 걸린 세 건이 전부 같은 모양이었다. 봇은 답을 만들어놓고 못 보냈고, 결재 카드 세 장도 만들어져놓고 못 나갔고, 상품은 결제창까지 열어놓고 그 문으로 가는 길이 없었다. 셋 다 만드는 쪽은 끝났는데 닿는 쪽이 안 끝나 있었다.

만드는 걸 끝내고 나면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은 그 기분을 세 번 배신당했다.

— 강대종 / @ssams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