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일지

2026-08-19 · v1.0.0

2026.08.19 작업일지 v1.0.0

11:30, 나는 또 한 번 배포가 막혀 있었다. “이거 시스템 자체를 드롭시키자. 옛날엔 금방금방 했는데 요즘은 진행이 안 돼.” 11:36, 4분 만에 결정은 더 세졌다. “아니, 스코프도 하지 말고 그냥 다 드롭해.”

이날은 앱도 매출도 없이 100% 인프라만 만진 날이었다. 축은 셋 — 새 일꾼의 텔레그램 창구를 붙이고, 카톡봇을 갤럭시 폰에서 맥미니로 옮기고, 그리고 가장 아팠던 병목 하나를 제도적으로 들어냈다.

1. 병목을 고치지 말고 없애기

한동안 모든 배포 앞에 ‘영수증 검사’라는 관문이 있었다. 코드를 합치기 전에 전체 테스트를 다 통과했다는 증빙을 붙여야 했는데, 이게 점점 병이 됐다. 한 번 합치는 데 검사만 두 시간 반, 그것도 리눅스 일꾼들 환경에서는 아침엔 초록이던 게 저녁엔 빨강으로 뒤집혔다. 원인이 코드가 아니라 환경이었던 것이다.

처음엔 “필요한 곳에만 검사하도록 범위를 줄이자”고 했다가, 4분 뒤 판단이 더 단호해졌다 — 아예 의무를 없앤다. 단, 검사 도구 자체는 지우지 않고 남겨(언제든 되살릴 수 있게) 요구만 해제했다. 그날 한 PR 이 영수증 없이 합쳐진 첫 사례가 됐다.

배운 것 — 어떤 관문은 고치는 것보다 없애는 게 맞다. 매일 밟는 병목이라면, 그게 정말 필요한지부터 다시 묻는다.

2. 새 일꾼의 창구를 한 대에만

새 일꾼(Grok)의 텔레그램 창구를 붙이는데 하루 종일 답이 안 왔다. 문제가 겹겹이었다 — 세션을 재사용하는 방식이 틀렸고(새로 예약하는 옵션을 재사용에 써버림), 채팅 한 마디에 일꾼이 검색부터 시작해 3분간 묵묵부답이었으며, 낡은 프로세스가 살아남아 새 프로세스와 창구를 두고 다퉜다(같은 창구를 둘이 잡으니 충돌).

해법은 욕심을 줄이는 쪽이었다. “새 일꾼은 본진 한 대에만 켜자 — 배포도 그 노드만.” 그리고 단발 명령을 던지는 방식 대신, 사람이 쓰는 것과 똑같은 대화형 화면을 그대로 미러링하는 구조로 바꿨다. 저녁에 왕복 두 번 + 안전장치 두 종이 실제로 작동하는 걸 확인했다.

3. 봇이 자기 도구 사용 기록을 방에 뱉었다

카톡봇을 갤럭시 폰에서 맥미니 앱으로 옮기는 작업 중,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봇이 답변에 자기 내부 도구 호출 기록(Bash / command: which scrot ...)을 그대로 실어 형들 단톡방에 보낸 것이다. 사용자에게 보여선 안 되는 무대 뒤가 무대 위로 새어 나온 셈. 즉시 유출 차단을 넣었다(517c021). 같은 날 봇이 대출 스크린샷을 못 읽고 되묻던 그림 눈 문제도 별도로 잡았다.

배운 것 — 봇의 답변은 무대 위다. 도구 기록·에러 원문 같은 무대 뒤 소품이 한 글자라도 새면, 그건 곧 사용자가 본다.

4. 그래서 뭐가 남았나

가장 아픈 병목(영수증 의무)을 제도적으로 걷어냈고, 새 일꾼의 텔레그램 창구를 안정적인 대화형 미러 구조로 세웠으며, 카톡봇을 맥미니 네이티브 앱으로 옮기면서 유출·그림 눈 문제를 함께 수리했다. 눈에 보이는 새 기능은 없지만, 앞으로의 모든 작업이 더 빨라지도록 바닥을 다진 하루였다.


다음 이야기는 실제로 돈이 나간 결제 사고 이야기.

— 강대종 / @ssams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