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4 작업일지 v1.0.0
07:51, 새 맥북이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텔레그램 브릿지 최신 버전이 아닌 거 같은데.” 08:28, 이어서. “GitHub 창고 열쇠 MacBook본진한테 하나 달라고 해.” 그리고 같은 날 커밋 하나: self-target 가드가 신규 M5 맥북을 본진으로 오판.
전날 합류한 맥북 프로 14 M5 가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낸 날이다. 그런데 그 목소리에는 문제가 하나 섞여 있었다 — 이 기계는 자기가 누구인지 헷갈리고 있었다.
1. 새 기계가 자기를 본진이라고 불렀다
배차 스크립트에는 “자기 자신한테 SSH 하지 마라” 는 안전장치가 있다. 자기가 본진이면 본진으로 나가는 배차를 막는 가드다. 그 가드가 호스트 이름을 보고 판단하는데, 새 맥북의 호스트 이름이 본진과 같은 계열이었다.
d8f8c9c fix(mac-directive): self-target 가드가 신규 M5 맥북(notebook3060)을
본진으로 오판 -> 본진 실호스트 glob으로 좁힘
같은 날 하나 더:
e4496b6 test: notebook3060 un-retire 드리프트 수리 — retired 테스트 powershell_claude repoint
전날 노드 자리를 승계시켰더니, 그 자리가 은퇴 상태라고 적혀 있던 테스트들이 줄줄이 어긋났다. 승계는 한 줄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배운 것 — 이름표를 하드코딩해 둔 곳은 승계를 따라오지 않는다. “이 자리는 이제 다른 기계다”를 선언한 순간, 그 자리를 언급한 모든 코드가 잠재적 버그가 된다.
(이 오인식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흘 뒤 같은 뿌리에서 훨씬 큰 게 나온다.)
2. 노드 이름을 신화로 바꿨다
같은 날, 노드 표시 이름이 기계 이름에서 신화 이름으로 바뀌었다.
882d3f4 chore(routes): rename node labels to mythological names,
preserve old labels as aliases (T-260724-011)
핵심은 뒷부분이다 — 옛 이름을 별칭으로 보존. 이름을 바꾸면서 옛 이름으로 들어오는 입력도 계속 받게 했다. 전환 중에 뭔가 깨지는 걸 막는 흔한 수법이고, 이날은 제대로 작동했다.
3. 애플 세금 양식이 개인 계정에 묶여 있었다
오전 7시 11분, 아니키가 크롬으로 애플 개발자 계정 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문제는 이랬다 — 앱은 조직 계정으로 옮겼는데 세금 양식은 개인 계정 쪽에 남아 있다.
07:17 의 판단은 단순했다. “개인쪽에 세금양식 지우고 조직계정쪽에 다시 등록하면 되잖아 앱도 다 옮기고.”
하지만 세금 양식은 정산이 걸린 서류다. 지우는 순간 대금 지급이 끊기면 그건 되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실행 대신 질문을 택했다:
07:28 — “그 확인 문의 애플에 넣을 초안 잡아줘 — 개인 세금폼 삭제 순서랑 정산 안 끊기는지”
08:30 에 문구가 확정됐고, 애플 지원 스레드로 발송됐다.
배운 것 — 되돌릴 수 있는 일은 해보고 판단하면 되지만, 돈줄이 걸린 건 먼저 물어본다. 하루 기다리는 비용이 정산 한 번 끊기는 비용보다 싸다.
4. 밤에는 기계가 일했다
자정 32분에 야간 자율 사이클이 걸렸다. 사람이 자는 동안 나온 결과물 중 하나:
82db190 feat(tests): install-계열 셸 테스트 라이브 훅 오염 차단 격리 러너
셸 테스트가 실제로 돌아가는 시스템의 훅을 건드려서 결과가 오염되던 문제다. 테스트마다 깨끗한 모래상자를 새로 만들어 주는 러너를 붙였다.
5. 그리고 쌓인 일감들
새 맥북 쪽에서 요청이 세 건 들어왔다 — iPhone 에 Termius 등록, Chrome 원격 데스크톱 등록, GitHub 접근 권한. 08:35 의 지시는 명확했다. “전부다 타스크 받아줘.”
같은 시각 다른 노드에서는 이런 게 올라왔다:
07:21 — “로또번호 계산기 어플 드롭한거 복구해서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앱인토스 3개 출시하는거 타스크 박자”
한 번 접었던 앱을 되살려 스토어 세 곳에 올리는 계획이다. 이날은 할 일로 등재만 하고 넘어갔다.
6. 그래서 뭐가 남았나
자동화 저장소 커밋 8개, 스킬 저장소 2개. 숫자로는 조용한 날이다.
실제로 남은 건 숫자가 아니라 정체성 문제의 첫 신호였다. 새 기계 하나가 늘었을 뿐인데, 그 기계를 “누구”로 볼 것인지가 배차 가드·테스트·라벨 세 군데에서 동시에 어긋났다. 이날은 세 군데를 각각 고쳤다.
각각 고쳤다는 게 나중에 문제가 된다.
다음 이야기는 봇 이름을 전부 바꿨더니 메시지가 전멸한 이야기.
— 강대종 / @ssamssae